이번에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흔히 말하는 세태소설이라고 한다. 2013년 한국,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세태들을 그려낸 책이다. 삼십대 중후반에 이르러서 결혼을 바라고, 결혼을 한 친구들을 보면서 결혼을 망설이고. 구직과 이직 사이에 있는 헤드헌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작가 이력에 헤드헌터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작품으로 작가는 지금까지의 본인의 인생에서의 경험과 고민을 책에 쏟아낸 듯 하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의 마지막 두어페이지 정도에는 당선 이유가 나온다. 매 년 이번 작품의 어떤 점이 뛰어나서 뽑았다며 알려준다. 자세히 살펴보면 매년 들어가는 이유중에는, 한겨레문학상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말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목소리와 장르로 씌여진 글들을 발굴해 내는것이 목표인 듯 하다. 그런 지점 어디에선가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내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럴 때이다. 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 모두가 생의 동반자와 새끼들을 데리고 와 지지고 볶을 때. 그 주변에 있다는 이유로 그들이 '새끼들 돌봄'과 '친구와의 사교'라는 멀티태스킹을 해내도록 성심으로 도와야 할 떄. 정작 나는 관심도, 아는 바도 없는 화제에 대해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야 할 때. 아프거나 외로울 때가 아니라 바로 이럴 때! 정말이지 나는 결혼하고 싶다. 아무나 붙잡고 당장에라도 결혼하고 싶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건 얼마나 큰 손해인가. 결혼한 사람들은 싱글인 사람들을 만나면 자유로워서 좋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자유를 존중해주지는 않는다. 자기들이 선택한 삶에 따르는 무거운 짐들을 당연한 듯 나누어 들자고 한다. 그들에게 나란 존재는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어서 시간이 넘쳐나는 인간일 뿐이다.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을수록 이 현상은 심화된다. 정작 나는 결혼하지도 않았고 자식도 없는데, 점점 다른 사람들의 자식을 돌보거나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늘어난다. 간혹 내 의견을 말하면, '네가 아직 결혼을 안 해봐서 그래'라거나 '그러니까 너는 절대 결혼하지 마라'같은 지긋지긋한 말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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