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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15

[15-24]타고난 거짓말쟁이들 - 이언 레슬리

거짓말에 관한 논픽션이다이 책에서 거짓말이라 함은도덕적 판단이 들어간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남 또는 자신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속이는 행위이다가령 저자는 외계인처럼 보이는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보고 웃으며 귀엽네요혹은 엄마를 닮았네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거짓말에 대한 관점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인간이 거짓말을 하게 된 배경 – 아이들의 거짓말 – 무의식적인 거짓말 등으로 거짓말을 확장시켜 나간다이후에는 과학적인 부분으로 접근해가며 거짓말의 시그널거짓말 탐지기 등으로 확장한다이후 실 사례를 들어가며 인지부조화나 자기기만플라시보 효과를 언급하는 등 광의의 거짓말에 대한 전반을 기술한다.


 일부 예시나 인용은 우리가 흔히 여기저기서 들은 뻔한 인용구들도 있지만전체적으로 한 토픽에 관하여 다각도에서 이야기하며 많은 자료들을 모은 책이기에, ‘거짓말에 관해 한번쯤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우리의 조상이 오로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는 실질적인 문제에 대처해야 했기 때문에 지능을 진화시켰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물론도구를 만드는 일은 일정 수준의 지능을 필요로 하며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나무로 기어올라 가는 법을 기억하는 일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이런 일들이 반드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종의 일원이 그런 기술을 발견할 수도 있다그 경우 다른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일은 그것을 따라 하는 것이다. (...)

인간과 그 직계 조상이 살았던 무리는 다른 영장류 무리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했다더 큰 무리는 더 큰 안전과 더 나은 이야기뿐 아니라 경쟁도 가져온다무리 안의 각각의 일원은 다른 일원에게 의지해 자신의 생존과 번영에 도움을 받는다그러나 각각은 먹이와 짝을 둘러싼 경쟁에서 다른 일원을 이용하고 허를 찌르는 법또는 최소한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피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이런 환경에서 생존은 전술이 필요한 게임이 되며당신은 이미 일어난 일을 기억해야 함은 물론 앞으로의 일도 생각해야 한다.그것은 얼굴을 잘 기억하는 것을 뜻한다오늘 아침 또는 지난주에 누가 당신에게 무슨 짓을 했고누가 당신의 친구고누가 당신의 적인지 알아야 한다그것은 당신의 행동이 다른 이에게 미친 결과와다른 이의 행동이 당신에게 미친 영향을 계산하는 것을 뜻한다당신은 모호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해내야만 한다.

자연을 다루는 것보다 사회생활이 훨씬 더 지적으로 복잡한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어쨌든 나무는 움직이지 않고바위는 당신을 속여 먹을거리를 뺏기 위해 모의를 하지 않는다우리의 선조들이 숲 밖으로 이동해 탁 트인 대초원으로 나갔을 때복잡한 사회생활이 요구하는 것과 새로운 환경의 도전이 합쳐지면서 그들의 지적 진화는 폭발적인 속도를 내게 됐다.



-그렇다면 네 살배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그때 비로소 아이들은 거짓말을 할 대상으로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첫 번째 생일이 다가올 즈음 아이들은 이미 사람들이 뭔가를 원하고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을 취하고때로는 그게 효과를 보기도 하고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배운 상태다예를 들어연구에 의하면 9개월 된 아기는 자신이 전에 보고 미소지었던 물건을 어른이 손을 뻗어 집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한다아장아장 걷는 두 살 미만의 아기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구분할 수 있으며그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두 살배기는 부모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이 부모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그러고는 이 놀라운 통찰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 시험해본다.

그러나 이 처음 몇 년의 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없는 것아이들이 아직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세 살배기 아이는 찬장에 초콜릿이 있다고 믿을 수도 있다하지만 아이는 이게 바로 믿음이라는 것-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을 믿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아주 어린 아이의 마음에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과 동일하다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이들이 때로 당신에게 다가와 들어본 적도 없는 TV쇼에 대해 아주 자세히 이야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세 살이나 네 살이 돼야 비로소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000논란의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선거과학수사election forensics라는 학문이 시작됐다여기에서는 속인 것을 감지해내는 방법으로 통계분석을 선거결과에 적용한다.

선거결과를 위조하는 일은 어렵게 보이지 않는다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그럴듯한 임의의 숫자를 그냥 만들어내면 되는 것 아닌가하지만 그것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문제는 우리가 임의의 숫자를 만들어내는 데 놀랄 정도로 형편없다는 것이다실험 참가자들에게 임의적으로 일련의 숫자를 써보라고 하면 그들은 종종 어떤 숫자나 어떤 유형의 숫자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선거과학수사 전문가가 하는 일은 선거결과를 분석해 당연히 그래야 되는 것처럼 정말로 무작위적인지혹은 어떤 조정자의 손작업을 드러낼 의심스러운 일치점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후보자들이 서로 다른 지방에서 받았다고 발표된 득표수에서 각 숫자의 마지막과 끝에서 두 번째 자리의 숫자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예를들어한 후보가 어느 지방에서 1만 4579표를 받았다면숫자 79에 초점을 맞췄다공정한 선거에서 마지막 자리수들은 후보나 유권자들의 구성선거의 맥락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그것을 통계학자들은 랜덤노이즈random noise라고 한다하지만 바로 그게 핵심이다그것은 마지막 자리수들이 부정 선거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예를 들어득표수 대다수가 5로 끝나는 선거는 매우 의심스럽다.

무작위로 만들어진 숫자 조합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숫자 7이 나타났고숫자 5는 덜 나타났던 것이다부정 선거가 아닌 선거에서는 100건당 4건 미만에서 그런 숫자가 나온다그게 다가 아니었다무작위 숫자열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비연속 숫자-예를들어 23과는 다르게 64나 17-을 만들어내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도 발견됐다결과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평균적으로 이런 쌍의 70%는 서로 다르고 비연속적인 숫자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이 경우에는 62%만이 비연속 숫자를 가지고 있다. 70%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공정한 선거가 이 정도의 차이를 만들어낼 확률은 4.2%미만이다.



테일러가 긍정적인 착각positive illusions’이라고 부른 것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첫째는우리 자신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과장된 확신이다이런 우월의 착각illusions of superiority’은 지극히 끈질긴 문제다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그러기 쉽다고 기꺼이 믿지만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착각의 두 번째 종류는 비현실적인 낙관이다우리의 과신은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기대에까지 이른다학생들에게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하면그들은 동기들보다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고직업을 갖고높은 봉급을 탈 가능성이 높으며음주문제를 갖거나이혼하거나암에 걸릴 확률은 더 낮다고 말한다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체중을 줄이고담배를 끊을 확률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종류는 과장된 통제감이다우리는 분명 할 수 없는 일에 자신의 신체적 기술로써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상상하기 쉬우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자신의 결정이 세상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